AI로 뭔가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순간은 누구에게나 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막상 시작하려고 하면 어떤 AI를 써야 할지, 프롬프트는 어떻게 짜야 할지, 여러 도구를 어떻게 조합해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죠. 저도 똑같았습니다. AI 관련 영상을 따라 해봤는데 결과물이 형편없이 나오고, 그 사이 토큰 비용과 시간만 줄줄 새나가는 경험을 반복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AI를 활용해 실제 서비스를 처음부터 만드는 과정을 보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고통지수로 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법
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게 아닙니다. 직접 겪어보니, 먼저 사람들이 실제로 얼마나 불편함을 느끼는지를 측정하는 게 훨씬 빠른 길이었습니다.
여기서 고통지수(Pain Index)란 특정 문제로 인해 사용자가 느끼는 불편함의 강도를 1부터 10까지 수치로 환산한 개념입니다. 쉽게 말해, "이게 얼마나 나를 괴롭히는가"를 숫자로 표현한 것입니다. 6 ~ 7이면 그냥 불편한 수준, 9 ~ 10이라면 해결책을 위해 돈을 지불할 의향이 생기는 단계입니다.
이 고통지수를 찾는 방법으로 유튜브 댓글 분석이 활용됩니다. AI 관련 영상들의 댓글에는 "따라 해봤는데 왜 저만 안 되죠?", "어떤 AI를 써야 할지 너무 헷갈려요" 같은 실제 불만이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데이터를 수집하려면 유튜브 데이터 API(YouTube Data API)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란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가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통로입니다. 구글 클라우드 콘솔에서 발급받을 수 있고, 무료 할당량 범위 내에서 댓글 데이터를 끌어올 수 있습니다.
저도 비슷한 방식으로 사주 상담 콘텐츠를 만들 때 사람들이 어느 지점에서 가장 답답해하는지를 먼저 파악하려고 했습니다. 체계적인 분석 없이 감으로만 접근했더니 결과물의 완성도가 들쭉날쭉했거든요. 고통지수를 기준으로 접근하면 "이 사람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를 훨씬 명확하게 볼 수 있습니다.
타겟 페르소나를 좁혀야 수익화가 된다
고통을 발견했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그 고통을 가장 강하게 느끼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특정해야 비로소 수익화로 연결됩니다.
여기서 타겟 페르소나(Target Persona)란 서비스의 이상적인 고객을 구체적인 인물상으로 설정한 마케팅 기법입니다. "AI를 쓰고 싶은 사람"처럼 넓게 설정하면 아무도 잡을 수 없습니다. "AI 도구를 쓰려고 유료 구독까지 했는데 제대로 활용 못 해 답답한 직장인"처럼 좁혀야 합니다.
Claude, ChatGPT, Gemini 세 AI에게 동일한 질문을 던지고 겹치는 답변을 추려내는 방식은 꽤 실용적입니다. 복수의 거대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에 교차 검증을 하는 것인데, 여기서 LLM이란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로 훈련된 AI 언어 모델로, GPT-4나 Claude Opus 같은 것들이 대표적입니다. 하나의 모델에만 의존하면 편향된 결과가 나올 수 있어서, 여러 모델의 공통 응답을 추리는 방식이 신뢰도를 높여줍니다.
제 경험상, AI가 제안하는 고객 그룹은 생각보다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실제인지 확인하려면 댓글 분석 같은 실제 데이터와 교차해서 봐야 합니다. AI가 내놓는 건 어디까지나 통계적 추론이고, 최종 판단은 사람이 해야 합니다. 이 점을 간과하면 그럴듯해 보이는 계획이 현실과 동떨어진 채로 진행됩니다.
국내 1인 사업자 및 소규모 창업 현황을 보면, 2023년 기준 국내 자영업자 수는 약 553만 명에 달합니다. 이 중 상당수가 디지털 전환과 AI 도구 활용에 관심은 있지만 실질적인 진입 방법을 모르는 상태입니다. 바로 이 그룹이 고통지수 9~10에 해당하는 핵심 페르소나가 될 수 있습니다.
AI레시피 서비스, 단순 프롬프트 공유와 뭐가 다른가
분석을 마치고 나면 해결책을 설계할 차례입니다. 여기서 등장한 개념이 AI레시피입니다.
AI레시피란 단순히 프롬프트 하나를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AI 도구를 조합해서 특정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전체 과정을 체계화한 가이드입니다. 요리 레시피처럼 "이 재료를, 이 순서로, 이 도구로 조리하면 이 결과가 나온다"는 식입니다.
저도 AI로 사주 콘텐츠를 만들 때 프롬프트 하나만 달랑 갖고 시작했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습니다. 결과물이 매번 달라지고, 어디서 어긋나는지도 모른 채 계속 수정만 반복했습니다. 체계적인 워크플로우(Workflow), 즉 작업 단계를 순서대로 정리한 흐름이 없으면 결과의 일관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걸 그때 절실히 느꼈습니다.
사람들이 AI를 사용하면서 겪는 핵심 불편함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어떤 프롬프트를 써야 할지 몰라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문제
- 여러 AI 도구를 어떻게 조합해야 할지 감이 없는 문제
- 똑같이 따라 해도 결과물 품질이 제각각인 문제
- 새로운 AI 도구가 매주 쏟아져 나오면서 무엇을 써야 할지 혼란스러운 문제
AI레시피는 이 네 가지 문제를 한 번에 다룰 수 있는 구조입니다. 특히 크리에이터나 1인 사업자처럼 AI를 반복적으로 써야 하는 사람에게는 직접 쓸 수 있는 레시피가 있다는 것 자체가 큰 가치를 가집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과 개인 사업자의 AI 도구 활용률은 아직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는 곧 AI레시피처럼 진입장벽을 낮추는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피그마 메이커로 디자인까지 AI에게 맡기는 방법
서비스 기획이 끝났다면 이제 웹사이트를 만들어야 합니다. 개발도, 디자인도 배운 적 없는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활용되는 것이 피그마 메이커(Figma Maker)입니다. 피그마(Figma)는 디자이너들이 가장 많이 쓰는 협업 디자인 툴인데, 이 플랫폼이 보유한 방대한 디자인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사용자의 요청만으로 UI(User Interface, 사용자가 직접 보고 조작하는 화면 구성)를 자동으로 생성해줍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색상 코드나 폰트 이름을 몰라도, "깔끔하고 신뢰감 있는 느낌의 랜딩페이지"라고 말하면 그에 맞는 결과물을 뽑아줍니다. 여기서 랜딩페이지(Landing Page)란 광고나 링크를 클릭했을 때 처음 도달하는 단일 페이지로, 방문자를 특정 행동(회원가입, 구매 등)으로 유도하는 목적으로 설계됩니다.
물론 AI가 만들어준 디자인이 항상 완벽한 건 아닙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세부적인 간격이나 버튼 위치 같은 부분은 사람이 직접 수정해야 자연스러워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AI가 트렌드에 맞는 뼈대를 잡아주면, 거기서 사람의 감각으로 다듬는 방식이 현실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접근입니다.
완성된 서비스가 잘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분명한 건, AI는 혼자서 사업을 만들어줄 수 없다는 점입니다. 고통지수를 찾는 것도, 페르소나를 설정하는 것도, 최종 판단은 결국 사람의 몫입니다. AI는 그 과정을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보조해주는 도구입니다.
막막하게 느끼는 분들에게 한 가지를 권하고 싶습니다. 완벽한 아이디어를 찾으려 하기보다, 지금 당장 주변에서 가장 불편한 것을 하나 골라 그 고통지수를 먼저 측정해보시길 바랍니다. 그것이 AI를 활용한 창업의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