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에 1,500만원으로 장사를 시작해서 한 달에 800만원을 버는 게 가능하냐고 물으면, 많은 분들이 의심부터 하실 겁니다. 그런데 강남에서 배달 삼겹살집을 운영 중인 23살 은수빈 씨는 실제로 이 수치를 달성했습니다. 뮤지컬 배우를 꿈꾸다가 현실적인 수익 구조를 고민한 끝에 장사로 방향을 틀었고, 불과 오픈 한 달 반 만에 월 매출 5천만원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저도 소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했던 경험이 있어서, 이 사례가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자동화 조리 기기로 인건비 900만원 절감
은수빈 씨가 운영하는 가게의 핵심 무기는 '통돌이'라는 자동 그릴 기계입니다. 이 장비는 삼겹살을 올려두면 4분 안에 알아서 직화로 구워주는 방식으로 작동하는데, 여기서 직화(直火)란 불꽃이 고기에 직접 닿아 구워지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일반 전기 그릴과 달리 불맛이 강하게 배어들어 배달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고깃집에서 먹는 듯한 풍미를 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이 기계 한 대가 3구 기준으로 400만원 정도인데, 실제로는 직원 2~3명이 할 일을 대신 처리합니다. 직원 1명당 월 300만원의 인건비가 드니까, 기계 하나로 월 900만원 가까운 비용을 아끼는 셈입니다. 제가 과거 온라인 마케팅 사업을 할 때도 자동화 툴에 투자해서 반복 작업을 줄였던 경험이 있는데, 그때도 초기 비용은 부담스러웠지만 장기적으로는 시간과 인건비를 크게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가게는 사장님 본인과 직원 1명, 총 2명만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고기에는 이미 칼집이 나 있는 상태로 납품되기 때문에 별도의 손질 작업도 필요 없고, 통돌이 기계에 올려두기만 하면 알아서 조리가 완료됩니다. 이런 구조 덕분에 요리 경험이 없는 직원도 바로 투입이 가능하고, 1인 운영도 충분히 가능한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주요 자동화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조리 시간 단축: 4분 안에 1회 조리 완료
- 인건비 절감: 월 900만원 수준의 인력 비용 감소
- 품질 균일화: 기계가 일정한 화력으로 조리하므로 맛 편차 최소화
- 진입장벽 완화: 요리 경험 없이도 창업 가능
강남 월세 80만원, 배달 전문점이라 가능했던 입지 전략
많은 분들이 강남에서 장사하려면 월세만 수백만원은 각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은수빈 씨는 월세 80만원에 10평대 매장을 구했습니다. 비결은 간단합니다. 배달 전문점이기 때문에 대로변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위치가 필요 없었고, 오피스 상권 안쪽 골목에 자리 잡았습니다. 홀 운영을 하지 않으니 인테리어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었고, 오토바이 한 대만 세울 수 있는 좁은 공간이면 충분했던 겁니다.
여기서 오피스 상권(Office商圈)이란 회사와 업무시설이 밀집한 지역을 말하는데, 1인 가구와 직장인이 많아 배달 수요가 꾸준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실제로 이 지역은 가구 수도 많고, 저녁 시간대에는 가족 단위 주문도 활발하게 들어온다고 합니다. 저도 창업 준비 당시 발품을 많이 팔았던 기억이 나는데, 임대료를 아끼려면 내 사업 모델에 꼭 필요한 조건만 챙기고 나머지는 과감히 포기하는 게 중요했습니다.
창업 비용은 보증금을 제외하고 약 1,500만원이 들었는데, 이는 일반적인 음식점 창업 비용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입니다. 인테리어가 필요 없고, 주방 기물도 중고로 구입했으며, 홀 테이블이나 의자 같은 가구 비용도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국내 자영업자 평균 창업 비용이 약 5천만원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배달 전문점 모델이 초기 진입 비용 측면에서 확실히 유리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삼겹살 250g에 11,900원, 저가 전략의 실제 수익 구조
은수빈 씨 가게의 메뉴는 삼겹살 1인분에 14,900원이지만, 3,000원 즉시 할인을 적용해 실제로는 11,900원에 판매됩니다. 여기에 껍데기 50g과 새송이버섯 60g이 서비스로 포함되어 총 360g이 제공되는데, 배달 삼겹살 시장에서 이 가격은 상당히 공격적인 편입니다. 일반적으로 배달 삼겹살은 15,000~20,000원대가 많으니까요.
그렇다면 이렇게 싸게 팔아도 남는 걸까요? 은수빈 씨는 "배달은 결국 인건비, 식자재, 월세가 전부"라고 말합니다. 월세는 80만원으로 낮게 잡았고, 인건비는 자동화 기계로 대폭 줄였으며, 식자재는 칼집 처리된 상태로 납품받아 추가 가공 비용이 없습니다. 이 세 가지 고정비를 최소화했기 때문에 저가 전략을 쓰면서도 월 800만원의 순수익을 남길 수 있는 구조가 완성된 겁니다.
제가 과거 콘텐츠 제작 사업을 할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초반에는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가격을 낮추는 게 불가능해 보였는데, 제작 과정을 효율화하고 불필요한 단계를 줄이니 원가가 확 떨어지더라고요. 결국 수익 구조는 '어디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매출은 오픈 한 달 반 만에 월 5천만원을 기록했고, 순수익은 800만원 수준입니다. 평균 일매출이 200만원 정도이고, 점심에도 고기가 꾸준히 나가며 저녁에는 더 많은 주문이 몰린다고 합니다. 1인 가구 증가와 배달 문화 확산이라는 시장 트렌드를 정확히 읽은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살부터 알바로 쌓은 현장 경험, 23살 창업의 밑거름
은수빈 씨는 금수저가 아닙니다. 20살 때부터 알바를 시작해 꾸준히 돈을 모았고, 그 과정에서 본 것과 배운 것을 바탕으로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원래는 뮤지컬 전공이었지만, 대학로에서 공연을 올려봐도 수익은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공연 한 번에 모금으로 30만원 정도 모이면 다행이고, 그마저도 여러 명이 나눠 가질 수 없어 회식비로 쓰니 실질 수익은 0원이었던 셈입니다.
지방 공연을 나가도 이틀간 20만원을 받는데, 기차비는 본인 부담이라 실제로 손에 쥐는 건 15만원 정도였습니다. 하루로 환산하면 75,000원인데, 이렇게는 생계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한 겁니다. 그래서 방향을 틀어 먼저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하기로 결심했고, 알바 → 직원 → 매니저 → 관리자 순으로 단계를 밟아 올라가며 현장 경험을 쌓았습니다.
저도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비슷한 고민을 했습니다. 하고 싶은 일과 돈이 되는 일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결국 경제적 안정을 먼저 확보한 뒤에 하고 싶은 일을 해도 늦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은수빈 씨도 "100걸음을 나아가기 위해 잠깐 한 걸음 물러났다"고 표현했는데, 이 말이 참 와닿았습니다.
학교 다니면서 알바할 때는 월 80만원 정도 벌었는데, 지금은 월 800만원을 벌고 있습니다. 공이 하나 더 붙었다는 표현으로 담담하게 말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23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이런 성과를 낸 건, 단순히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20살부터 쌓아온 현장 경험과 치밀한 준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저는 이 사례를 보면서,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어떻게 비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일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려한 입지나 큰 자본보다는, 내 사업 모델에 꼭 맞는 조건을 찾아내고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히 덜어내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은수빈 씨는 연기라는 꿈을 포기한 게 아니라 잠시 접어두고, 경제적 안정을 먼저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30살이 되면 다시 영화도 찍고 연기도 하고 싶다는 그의 목표가 이루어지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