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지금 뭐가 뜨고 있지?"를 검색해봤을 겁니다. 저도 과거에 직접 매장을 운영하면서 트렌드를 잘못 읽어 쓴맛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경험 덕분에 요즘은 시장 흐름을 더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편인데, 2026년을 앞두고 심상치 않은 움직임들이 보입니다.
저가 경쟁의 끝을 경험하고 나서야 보인 것들
저도 한때 저가 경쟁에 뛰어든 적이 있었습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을 끌면 된다는 생각이었는데, 직접 겪어보니 그게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지 금방 깨달았습니다. 인건비와 원가가 올라갈수록 수익은 바닥을 쳤고, 버티는 것 자체가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때 느낀 건 결국 하나였습니다. '부가가치(Value Added)'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부가가치란 같은 재료나 서비스라도 소비자가 기꺼이 더 지불하게 만드는 차별화된 매력을 뜻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요즘 눈에 띄는 브랜드 하나가 화이트리에입니다. 식빵 한 덩어리에 11,000원, 작은 잼 하나에 8,000원이라는 가격표를 보면 처음에는 황당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매장에 가보면 오후 4시 전에 이미 완판이 납니다. 제가 직접 먹어봤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토스트로 구워 먹으려고 샀다가 한 입 맛보고는 그냥 생으로 다 뜯어 먹어버렸습니다. 버터의 고소함과 쫄깃한 식감이 기존 식빵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2019년 본점 오픈 이후 2024년까지 40개점, 2025년에 추가 40개점을 열면서 100개점을 채운 속도를 보면 시장이 이 브랜드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창업 비용이 13평 기준 약 1억 7천만 원이고 현재 가맹 모집이 중단된 상태임에도, 대기자가 줄을 서고 있다는 사실이 더 인상적입니다.
국내 소비자의 프리미엄 식품 소비 성향은 수치로도 확인됩니다. 고물가 시대임에도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비율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핵심 브랜드 분석 - 뜨는 브랜드들의 공통점, 세 줄로 정리하면
2026년 주목해야 할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공통점이 보입니다.
방만배 아란 보쌈은 38년 전통의 맛집이 프랜차이즈화하면서 2025년 하반기 시작 후 빠르게 40개점을 돌파한 케이스입니다. 이 브랜드의 핵심은 가브리살 보쌈이라는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족발과 타깃 고객층이 비슷하면서도 운영 난이도가 훨씬 낮다는 점에서 예비 창업자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보쌈은 칼국수, 냉면, 탕류 등 어떤 음식과도 결합이 용이한 식재료 호환성(Menu Compatibility)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서 식재료 호환성이란 하나의 주력 식재료가 다양한 사이드 메뉴와 자연스럽게 묶일 수 있는 특성으로, 단가 구성과 객단가 향상에 직결되는 요소입니다.
순대국 프랜차이즈인 신조미의 접근법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직영점 3개를 먼저 운영하면서 월평균 매출 1억 2천만 원을 확인한 뒤에야 가맹 모집을 시작했다는 방식이 특이합니다. 검증된 수익 모델(Proven Business Model), 즉 실제 운영 데이터로 수익성을 입증한 후 가맹을 확대하는 방식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신뢰도의 핵심 지표가 됩니다. 현재 전 매장 월평균 매출이 1억 원에 육박하면서 이미 24개점 계약이 완료된 상태입니다.
저는 이 세 브랜드들이 주목받는 이유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 차별화된 시그니처 메뉴가 있다 (화이트리에의 생식빵, 신조미의 고사리 순대국, 방만배 아란 보쌈의 가브리살)
- 가맹 확장 전에 본사가 직접 운영하며 데이터를 쌓았다
- 소비자가 가격 이상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는 스토리가 있다
다이클로와 제로형 같은 오프라인 공구마켓·저칼로리 무인 편의점 계열도 빠르게 매장 수를 늘리고 있습니다. 다이클로는 6개월 만에 100개점을 돌파했고, 제로형은 자체 물류 창고와 배송 시스템을 갖추면서 운영 편의성에서 경쟁력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무인 운영 방식은 소자본 창업자에게 매력적이지만, 여기서 무인 매장의 핵심 리스크는 재방문율(Retention Rate) 확보입니다. 재방문율이란 처음 방문한 고객이 다시 찾아오는 비율을 뜻하는데, 무인 환경에서는 인적 서비스가 없어 이 수치를 관리하기가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창업 전망 - 내 상황에 맞게 걸러야 한다
솔직히 이건 제 경험상 좀 다릅니다. 뜨는 브랜드를 무조건 따라가면 된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저도 한때 점심과 저녁 메뉴를 모두 운영하려다가 일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는 걸 몸으로 느꼈습니다. 욕심이 앞섰던 거죠. 결국 한 가지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전환하고 나서야 운영 효율성이 살아났고, 자동화 시스템 도입과 재료 관리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저칼로리 무인 편의점이나 오프라인 공구마켓처럼 진입장벽이 낮은 아이템은,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경쟁이 급속도로 심화됩니다. 2026년에도 이 분야는 계속 성장하겠지만, 오래 살아남는 매장과 단기에 문을 닫는 매장 간의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도 큽니다. 국내 자영업자 수는 약 550만 명에 달하는데, 이 중 창업 후 5년 생존율은 매우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트렌드 파악만큼이나 신중한 진입 시점과 입지 분석이 중요합니다.
2026년 창업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지금 뭐가 뜨냐'보다 '이게 내 상황에 맞냐'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트렌드는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지, 성공을 보장하는 지도가 아닙니다. 자본과 환경, 그리고 자신의 운영 성향에 맞는 아이템을 골라야 한다는 것, 저는 쓴 경험 끝에서야 제대로 배웠습니다. 이 글이 창업을 고민하는 분들께 트렌드 공부의 출발점이 되길 바랍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창업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