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 저도 한때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궁금한 게 있습니다. 모텔 야간 알바와 낮 투잡을 동시에 뛰던 사람이 월 1억이 넘는 솥밥 매장을 3개 운영하게 된 비결이 뭘까요? 운이었을까요, 아니면 그 지독한 시간들이 실제로 뭔가를 쌓아줬던 걸까요.
투잡과 쓰리잡이 가르쳐준 것들
32살 박찬희 사장님은 연극영화과 출신입니다. 배우를 준비하다가 프리랜서 행사 쪽 일을 시작했고, 거기서 모자란 돈을 채우기 위해 모텔 야간 카운터 알바를 병행했습니다. 36시간, 38시간 연속 근무가 일상이었고, 이틀에 한 번 집에 들어가는 생활을 이어갔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투잡(two-job)이란 본업 외에 부업을 병행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단순히 수입을 늘리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사실 체력과 시간 관리라는 측면에서 일종의 강제 훈련이 되기도 합니다. 제가 이혼 후 텃밭을 시작하면서 낮에는 밭일을 하고 저녁에는 온라인 콘텐츠 작업을 병행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 피곤함 속에서 의외로 제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뭔지 선명하게 보이더라고요. 몸이 극한에 몰리면 쓸데없는 고민이 사라지고 핵심만 남는다는 게 이상하게도 사실이었습니다.
박 사장님도 비슷한 맥락을 이야기합니다. 그 모텔 알바 시절, 스타트업 제안을 받고 약 1년간 사업 구조화를 배웠습니다. 사업 구조화(business structuring)란 매출이 어떻게 발생하고, 비용이 어디서 새며, 운영 효율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설계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이 경험이 이후 요식업으로 전향했을 때 매장 운영 방식 전반에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방향을 못 찾고 있다면, 박 사장님의 말이 오히려 직접적인 해답이 될 수 있습니다.
-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일단 최선을 다할 것
- 남들 자는 시간에도 시도를 멈추지 말 것
- 고민보다 행동이 먼저라는 것을 몸으로 익힐 것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자영업자 수는 약 550만 명에 달하며, 이 중 창업 5년 생존율은 30% 미만으로 집계됩니다. 살아남는 30% 안에 들어가는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바로 창업 전 다양한 업무 경험을 통한 현장 감각 축적입니다. 박 사장님이 쌓아온 시간들이 그냥 고생이 아니었던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매출분석으로 읽는 솥밥 한 그릇의 가치
판교 아브뉴프랑점의 월 평균 매출은 1억 2,000만 원, 또 다른 매장은 1억 원, 최근 오픈한 서판교점은 7,000만 원. 3개 매장을 합치면 월 매출이 2억 9,000만 원에 달합니다. 이게 솥밥 한 그릇, 12,000원에서 20,000원짜리 메뉴로 이뤄진 숫자라는 게 처음엔 믿기지 않았습니다.
제가 직접 계산해봤는데, 하루 300그릇 이상을 판매하고 테이블당 객단가(average check per table)가 약 33,000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객단가란 손님 한 테이블이 평균적으로 결제하는 금액을 뜻하며, 외식업에서 수익성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 중 하나입니다. 1인 메뉴 기준으로 이 수치가 나온다는 건 혼자 오는 손님이라도 평균 3만 원대를 지출한다는 의미이고, 회전율이 빠른 점심 장사와 맞물리면 상당히 효율적인 구조가 됩니다.
박 사장님이 특히 눈에 띄는 건 감이 아닌 데이터로 매장을 운영한다는 점입니다. 시간대별 매출 분석(time-based sales analysis)을 통해 점심 피크 시간대 외에 오후 2~3시 손님을 끌어오기 위한 해피아워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시간대별 매출 분석이란 영업 시간을 세분화해서 어느 시간에 매출이 몰리고, 어느 시간이 비는지를 파악하는 분석 방법입니다. 이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은 대형 프랜차이즈에서나 쓰는 방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1인 점주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입지 선정 과정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골목에서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유동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구간, 그 죽은 골목 자리에 매장을 차리기 전에 무려 일주일 동안 근처 카페에 앉아서 유동인구를 직접 관찰했다고 합니다. 상권 분석(trade area analysis)이란 목표 매장 주변의 유동인구, 경쟁 업체, 소비 패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으로, 창업 실패를 줄이는 데 가장 기본적인 사전 작업입니다. 제 경험상 이 단계를 건너뛰고 감으로 자리를 잡았다가 고생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봤습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창업 실패 원인 1위는 상권 분석 부족으로 나타납니다. 박 사장님이 일주일을 카페에서 보낸 그 시간이 단순한 조심성이 아니라, 성공한 자영업자가 공통으로 거치는 검증 과정이었던 셈입니다.
이혼 후 텃밭을 일구면서 저도 비슷한 감각을 익혔습니다. 작물 하나를 심기 전에 햇볕이 하루에 몇 시간 드는지, 물 빠짐은 어떤지를 꼼꼼히 살폈습니다. 조급하게 심었다가 다 죽이고 나서야 그 땅의 특성을 제대로 배웠으니까요. 창업도 텃밭도 결국 현장을 먼저 읽는 사람이 살아남습니다.
결국 이 이야기의 핵심은 하나입니다. 지금 방향을 모르겠다면, 일단 몸을 움직이는 것이 답입니다. 완벽한 계획보다 현장에서 몸으로 익힌 감각이 훨씬 오래 남습니다. 저 역시 아직 사주 상담 플랫폼과 콘텐츠 마케팅을 구체화해가는 과정 중에 있지만, 텃밭을 가꾸고 여러 일을 병행하면서 쌓인 것들이 결국 제 방향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고민만 하고 있다면, 일단 이불부터 걷어차는 것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