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하게 "기술 하나만 있으면 먹고살 수 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반신반의했습니다. 저도 한동안 하루를 버티는 데 급급했던 시절이 있었고, 그때는 그 말이 그냥 위로처럼만 들렸습니다. 그런데 집수리 한 가지로 2년 반 만에 순수익 월 2,500만 원을 만든 사례를 직접 들여다보고 나서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단순히 부러운 게 아니라, 그 구조가 왜 작동하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전환의 배경 - 대리운전 킥보드를 모셔둔 이유
일반적으로 집수리 창업을 떠올리면 목돈이 필요하고 오랜 수련 기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봤습니다. 그런데 이 사례를 살펴보면 시작 자체는 단순했습니다. 2023년 3월 집수리를 시작했고, 약 10개월 뒤인 2024년 1월에 교육 사업을 병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창업 2년 반 만에 법인 전환까지 이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물리적 공간 구성 방식이었습니다. 자재 보관용 컨테이너를 별도로 구입하고, 사무실에는 마케팅 작업을 위한 대형 모니터를 갖추었습니다. 장비 총액이 승용차 한 대 가격을 넘는다고 했는데, 이를 단순한 과시가 아니라 반나절에 40~45만 원짜리 굴착 장비를 외부에서 임차하는 방식으로 고정비를 줄이는 구조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여기서 장비 임차란 소유하지 않고 필요할 때만 빌려 쓰는 방식으로, 초기 자본 부담을 낮추면서 다양한 작업을 소화할 수 있게 해주는 운영 전략입니다.
사무실 한쪽에 대리운전 시절 쓰던 킥보드 두 대를 그대로 두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시는 저 시절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모셔뒀다고요. 저도 비슷한 물건 하나쯤은 갖고 있습니다. 그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매일 보는 것과 안 보는 것의 차이는 꽤 큽니다. 국내 자영업자 수가 약 550만 명에 달하는 시장에서, 대부분이 생존을 걱정하는 상황이니 저 킥보드의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는 짐작이 갑니다.
마케팅 구조 해부 - 핸드폰 7대, 블로그 10개
솔직히 처음 "핸드폰 7대"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과장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실제 구조를 들여다보면 납득이 됩니다. 네이버 블로그를 10개 운영하는데, 네이버 알고리즘 특성상 같은 사진을 여러 블로그에 중복으로 사용하면 검색 노출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현장마다 독립적인 사진을 따로 찍고, 블로그별로 다른 콘텐츠를 올립니다. 하루 업로드 포스팅 수는 평균 7~8개입니다.
여기서 SEO(검색엔진최적화)라는 개념이 핵심입니다. SEO란 특정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내 콘텐츠가 상단에 노출되도록 최적화하는 작업을 말합니다. 블로그 10개를 운영하면 같은 지역, 같은 서비스 키워드로 검색 결과 상단을 여러 자리 차지할 수 있습니다. 경쟁자가 하나의 채널을 운영할 때, 이쪽은 열 개로 커버하는 구조입니다.
전화기를 7대 쓰는 이유도 같습니다. 블로그마다 다른 번호를 노출하거나 번호를 공유하더라도, 한 번호가 통화 중일 때 다른 번호로 연락이 오는 상황을 대비하는 겁니다. 현장 작업 중에는 전화를 받을 수 없고, 그 사이 고객이 다른 업체로 넘어가 버리는 경우가 실제로 발생합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이 생각보다 훨씬 큰 손실로 이어집니다. 고객은 전화 안 받으면 다음 번호로 바로 넘어갑니다.
이 마케팅 구조의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네이버 블로그 10개 운영, 하루 7~8개 포스팅 업로드
- 블로그별 독립 사진 사용 (중복 사진은 알고리즘 페널티 발생)
- 핸드폰 7대 운용, 번호별 또는 블로그별 연결
- 작업 전·후 현장 사진 촬영을 마케팅 자산으로 즉시 활용
- 지인 또는 외부 업체에 블로그 운영 일부 위탁
일반적으로 마케팅이 중요하다고는 알지만, 이 정도 수준으로 시스템화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실제로 이 대표는 마케팅 비중을 전체 사업의 80%, 현장 기술을 10%로 봤습니다. 저는 처음 현장을 시작했을 때 기술만 쌓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아는 사람 없이 기술만으로는 일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현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월 2,500만 원의 실제 구조
이 수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실제 구조를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순수익 2,500만 원이라고 밝혔는데, 여기에는 교육생에게 넘기는 현장 수익이 빠져 있습니다. 오더가 넘쳐서 본인이 못 가는 현장은 교육생에게 주고, 그 수익은 교육생이 가져갑니다. 그 부분까지 합치면 전체 매출은 두 배 이상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토수(土手) 작업이라는 전문 용어가 등장합니다. 토수란 콘크리트, 경계석, 보도블록, 미장 등 건축물 외부의 흙·돌·시멘트 관련 작업을 전문으로 하는 직종을 말합니다. 배관이나 전기처럼 면허가 필요한 영역과 달리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고, 인테리어 수요와 달리 계절 비수기가 거의 없다는 게 특징입니다.
실제로 이날 작업은 경계석 교체와 화장실 문턱 철거 두 건이었는데, 경계석 작업 하나에서 뗄 것 다 떼고 순수익 105만 원이 남았습니다. 경계석 교체 작업이란 콘크리트로 매립된 경계석을 굴착 장비로 파낸 뒤, 새 경계석을 수평·경사에 맞게 설치하고 모르타르로 고정한 다음 보도블록을 재포설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여기서 모르타르(mortar)란 시멘트와 모래를 물로 섞은 결합재로, 경계석과 지면 사이를 채워 고정하는 데 사용됩니다.
다만 이 사례를 누구에게나 적용 가능한 공식으로 보는 건 무리가 있습니다. 국내 건설업 취업자 수는 200만 명을 상회하고 있으며, 집수리 관련 소규모 사업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경쟁이 느는 만큼, 같은 방식으로 시작해도 지역 수요, 초기 장비 비용, 마케팅 역량, 체력적 지속 가능성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전에 두 현장을 뛰고 밤 12시까지 교육생 블로그 피드백을 보는 일정이 지속 가능한 사람이 많지는 않습니다. 제가 이 부분에서 솔직히 고민이 많았습니다. 의지로 버티는 시간과 시스템으로 버티는 시간은 다릅니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건 결국 하나입니다. 기술보다 마케팅, 마케팅보다 시스템입니다. 어중간하게 할 거면 차라리 하지 말라는 말이 다소 강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제 경험상 그 말이 틀리지는 않았습니다. 어설프게 시작해서 흐지부지된 일들을 떠올리면 오히려 그 시간이 더 아깝습니다. 집수리든 다른 기술직이든, 시작 전에 마케팅 구조와 수익 모델, 자신의 체력·자본·지역 여건을 함께 따져보는 게 먼저입니다. 그 계산이 맞을 때 뛰어드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